트럼프가 스테이블 코인을 띄우는 이유는 단순한 IT 기술 혁신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그 뒤에는 달러 패권을 디지털 세상에서도 이어가려는 전략, 그리고 미국 국채와 금융 시스템을 떠받치려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 민간 주도의 암호화폐를 지렛대 삼아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를 고도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진하게 묻어난다.
1.디지털 달러 시대의 달러 패권 유지
트럼프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달러의 영향력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에 1:1로 연동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 코인이 쓰일수록 결국 ‘디지털 달러’가 퍼지는 셈이다. 실제로 테더(USDT), USDC 같은 코인이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 그 대부분이 달러 기반이다. 이건 곧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도 미국이 주도권을 잡는 결과로 이어진다.
2.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국채의 ‘새로운 큰손’이다
테더나 서클 같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코인을 발행할 때 그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이 준비금 대부분이 미국 국채로 운용된다. 즉, 스테이블 코인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같이 늘어난다. 특히 중국, 일본 등 전통 국채 보유국들이 국채를 매도하거나 보유를 줄이는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새로운 국채 매입 주체로 미국 재정에 도움이 되는 존재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국채 수요도 잡고, 디지털 금융 주도권도 잡는 일석이조 카드로 볼 수 있다.
3.글로벌 금융 질서에서 미국이 다시 중심에 서는 길
스테이블 코인은 송금 속도 빠르고, 수수료 낮고,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기존 글로벌 금융 시스템보다 효율적이다. 이런 기술을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게 되면, 결제·송금·자산 거래 등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운영 체계가 미국 중심으로 재편된다. 게다가 트럼프 진영은 규제 대신 시장 자율과 민간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노선을 택하고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암호자산 시장에서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4.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는 철학이 다르다
트럼프는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는 부정적이다. 개인 거래를 정부가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시장 경제와 개인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반대로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이 발행하고 시장에 의해 사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트럼프식 자유경제 철학과 더 잘 맞는다. 그래서 트럼프는 CBDC에는 반대하고, 민간형 스테이블 코인에는 찬성 입장을 취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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